라이프 스토리 
[뮤지컬추천]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내 인생의 비타민, 오랜 친구와 즐거운 공연



뮤지컬 추천 아가씨와 건달들 서울 공연


고등학교 졸업 이후, 연락이 끊겼던 친구와 인터넷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좋아지니, 살아만 있으면 어떻게든 만나게 되나봅니다. 이미 애가 둘이나 있는 아줌마였는데도,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더군요. 가끔 어릴 적 친구를 만나게 되면 딱 그 나이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뭐, 보약이든 자양강장제든 그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런 게 바로 젊어지는 기분이겠지요. 나이가 조금씩 먹어가면서 옛 친구들을 종종 찾아보게 되는데요. 그때마다 그들과 처음 만난 그때 나이가 되곤 합니다. 제 인생의 비타민인 셈이죠.

연락 닿은 후, 언제 만날까 기회를 보다가, 둘다 함께 친구였던 구원영이가 하고 있는 공연에 같이 가기로 하였습니다. 10대 중반에 만났던 친구들이 어언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군요. 세월이란 참 무상합니다. 

아가씨와 건달들


아주 어렸을 때, 이 작품을 봤던 적이 있습니다. 내용을 기억하는 건 아니고 ... '뮤지컬'로 기억하고 있지요. 오직 딱 하나 '그건 분명 여자 때문이라네~'하는 후렴구만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번역이 수정되어 저런 가사가 나오지는 않아요. 의미는 비슷하지만) 그 이후, 어른이 되고 나서야 이 작품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이야기쇼에서 들으니, 배우 이건명, 이석준 씨가 이 공연을 우연히 고등학생 때 보고 나서 뮤지컬 배우가 될 결심을 하셨다더군요. 그들과 저의 나이차를 생각해 보면 ... 아마도 저는 초등학생 때일 거 같습니다. =) 참, 나이 많은 작품인 셈이죠. 그들도 이 공연을 보면, 처음으로 배우의 꿈을 꾸던 그때가 생각날까요? 여러모로 이 작품은 그런 오랜 친구 같은 새콤달콤한 존재인 셈이죠. 

2011년, 이지나 연출이 이 작품 리모델링을 해서 엘지아트센트에 올린 바 있는데, 그때도 무척 재미나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은 누구를 캐스팅해도 재밌을 거 같은데, 다만 연출은 절대 바꾸면 안 될 거 같다는 작은 소망이 있네요. 적어도 이 작품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를 가장 정확하게 아는 분은 이지나 연출일 겁니다. 그리고 일단 현재 우리나라 공연 바닥에서 이 연출만큼 쇼를 잘 만드는 사람은 없다고 봐요. 특히, 이렇게 멋진게 중요한 작품에서는 말이죠.  



류수영 스카이


요즘 "진짜 사나이" 때문에 한창 주가가 올라간 류수영이 스카이를 맡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고 나서 김무열 스카이가 무지하게 그리워지긴 했습니다만 ... 적어도 류수영의 경우, 스카이가 갖춰야할 미덕은 지금 세명의 스카이 중에 가장 최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이 배역은 '수트 간지'가 7-80%를 차지하거든요.

지난 공연 때 김무열과 이용우가 더블 캐스트를 했던 건 아마도 그런 이유였겠죠. 아, 이용우는 최근에 <댄싱9>의 마스터로 이름을 알린 바 있지요. 춤을 아주 멋지게 추는 분입니다. 노래는 부족했지만, 춤과 자태(?)는 매우 멋졌다는 평을 들었더랬어요. 어쨌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호르륵 풀리는 배우들이 이 역을 맡곤 한답니다.

정말 하늘처럼 멋진 남자들이(!) 맡는 배역인 것이죠. 어쨌건 류수영도 안구정화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제 옆의 혼자 온 여자 관객이 류수영 등장과 함께 등이 곳추서는 걸 보고, 그녀의 비타민이자 보약은 바로 류수영이구나;; 했더랬습니다. 호호홋. 어쨌거나 저도 친구와 함께 즐겁게 감상했습죠.  

아마도 일반 관객이 많아서이긴 했겠습니다만 ... 첫 등장에서 '우아~!!'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 세례가 우루루루~ 사실 깜짝 놀랐지 뭡니까. 아이돌 콘서트도 아니고요. 사실 이 배역은 그닥 노래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 예쁘게 차륵 떨어지는 수트간지가 끝내주는 배우라면, 몇가지를 감안하고 볼 수 있지요. 지금 보니, 몸 놀림도 꽤 좋으시더라고요.

덕분에 노래 빼고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나름 연기도 괜찮았고요. 다만, 숨이 모자라서 ... 노래 부르는 내내 보는 나까지 숨이 차더라고요. 이미 스스로도 긴장을 많이 하고 노래를 부르는 거 같아서 내내 불안불안. 어쨌거나, 저도 "진짜 사나이"의 애청자고, 덕분에 성실긍정맨 류수영 씨에게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보니, 예쁜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전 물론 그 프로그램 덕에 수영 씨가 이 역할을 지금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요. 
  


김지우 사라


지난 번에는 정선아 씨가 사라를 했습니다. 물론 매우 잘 했고요. 만족스러웠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번 김지우와 둘 중 하나의 우열을 가리라면, 전 김지우 쪽입니다. 정선아 씨는 다 좋긴 한데, 좀더 강한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이 배역이 원래 신실하고 순진무구한 언니거든요. 하나님과 사랑에 빠진, 뭐 그런 캐릭터인데 ... 적절히 섹시한 바디를 가진 그런 여자입니다. 

이런 캐릭터가 김지우랑 매우 잘 어울렸고요. 저도 진짜 오랜만에 그녀를 다시 봤는데, 사실 좀 놀랐네요. 그 사이에 노래가 정말 많이 늘었더라고요. 그때 무슨 로맨틱 코메디 봤던 거 같은데 ... <싱글즈>였나, 뭐였나. 어쨌든. 그때랑 딴 사람이 됐더군요. 이럴 줄 알았음 지난 <닥터 지바고> 호평일 때 꼭 확인해 볼 걸 그랬어요. 

 

박준규 네이슨 & 구원영 아들레이드


이번에 보니 이 배역은 원래 박준규 씨 정도의 연배가 하는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디다만 ... 역시 이율이 가진 귀여움을 포기할 수 없겠습니다. 14년간 약혼 관계라는 게 이미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다는 거잖아요.

사실 예전에 이율을 봤어서, 이번엔 박준규 씨로 간 건데, 역시 내내 이율이 생각났어요. 뭐랄까. 아들레이드 같이 남부럽지 않은 최고의 쇼걸이 왜 저 도박꾼에게 목을 매는지 당최 이해가 가지 않더라는 겁니다.

물론 박준규 씨가 이 역할을 매우 잘 소화해내고 있었고요. 심지어 이 작품의 스토리 면에서도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역시 ... 율 네이슨은 정말 으흑. 

 
예전에 김영주 아들레이드로 봤었는데, 구원영도 매우 잘 어울립니다. 이런 캐릭터에 매우 강한 배우기도 하고요. 뭐, 저랑은 친구다 보니 ... 저야 무조건 후한. 예전에도 목소리가 우렁차고 활달하던 친구였는데, 이렇게 훌륭한 배우가 된 걸 보니 감격의 눈물이 으흑. 근데, 좀더 몸을 불려야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본인도 자꾸 말라서 고민이라던데 ... (당최 이런게 고민이라니;;) 쇼걸치고는 너무 말랐어요. 하하하. 근데 신영숙 씨가 쇼걸하는게 잘 상상이 안가서 어떨지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이분은 매번 강한 여왕이나 어머님 역할을 많이 봐서는 ... 

나가며


연말에 볼 작품으로 이만큼 흥겨운 작품 찾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BBC 씨어터는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매우 깔끔하게 지었더군요. 7층이나 되는 높이라 왕래가 쉽지는 않았는데, 내부가 깨끗해서 개인적으로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흠. 이 공연장이 근처 광림교회와 관련이 있는 것 같던데요. 역시 교회가 지은 곳은 확실히 화사한 거 같아요. 저는 맨 앞자리에서 봐서 잘 못 느꼈는데, 사운드는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앞자리인데도 무대가 많이 높지 않아서 보기에는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아, 그리고 이 작품의 사실 가장 중요한 인물은 ... 김태한-임춘길입니다. 아주 보석같은 배우들이에요. 마구 사랑스러우심. 그리고 깨알같이 귀여운 남자 앙상블 정말 최고. 그리고 제가 꼽는 이 작품의 최고 장면은 2부에 벌어지는 주사위 씬인 거 같아요. 안무가 어찌나 훌룡한지 ... 커튼콜 때 다시 해주는 것도 완전 멋짐! 


2013. 12. 27. 15:27
  1. 어듀이트 2013.12.27 16:06

    저도 문화생활 좀 즐기러 다녀야하는데 말이죠.ㅎ

  2. 영도나그네 2013.12.27 22:45

    오랜만에 만나보는 아가씨와 건달들의 뮤직컬은 연말에 가족끼리 함께하면 정말 좋은
    시간이 될것 같습니다...
    좋은 공연정보 잘보고 갑니다...

  3. MINi99 2013.12.28 14:12 신고

    연말에 보기 좋은 뮤지컬 정보네요^^ 잘보고 갑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4. 요롱 2013.12.28 19:05

    아아 저도 문화생활 좀 즐기면서 살아야 할텐데요 ㅎ

  5. 가을사나이 2013.12.29 18:25

    뮤지컬 재밌겠네요

  6. 마니7373 2013.12.30 11:26

    저도 젊은 시절 한번 접해 봤는데..
    재미있는 뮤지컬로 기억 되네요.
    그래서 계속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요~